2019년 5월 1일 수요일

Brian comes home for good

BK CAME BACK HOME!!!

얼마나 간절하게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가?
레이건 공항에서 은아와 웰컴풍선을 들고 아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지난 2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불과 한달전에는 배꼽 염증때문에 태국/방콕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받고 다시 미국으로 와서 회복하고 돌아간 일도 있었고,

작년에 한번은 복통/설사, 그리고 또 한번은 고열 (처음에는 댕기열이라고 해서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로 인해 캄보디아에서 병원신세를 졌던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건 상욱이와 나만 아는 비밀이었는데, 이제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왔으니 커밍아웃한다. 여보 미안)

지난 일요일에는 8시간 동안 한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했다고 하면서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밥상머리에 앉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었다 (지난 2년 동안 한번도 푸욱 자본적이 없었다고 하니 그동안 이 아이가 잠자리에서 집을 그리워하면서 더운 날씨속에 잠을 설친 광경이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이제는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와서 그동안 상욱이가 경험하고 고민했었던 이야기가 매일 매일 가족의 일상에서 풀어헤쳐진다.

예를 들면 밥을 먹으면서든가, 차를 타고 다니면서든가, 아니면 저녁을 먹은뒤 소파에서 널부려져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 보따리 풍년이다.
  •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2달간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친후 사역지에 처음 떨어졌을떄의 기분,
  • 말이 서툴러서 처음 몇달간은 그냥 바보처럼 웃고만 다녔다는 이야기,
  •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혼자 울었다는 대목에서는 집사람의 눈가가 촉촉해짐을 보았고,
  • 그러하였기에, 작년에 공항에서 엄마를 8개월만에 보았을때 펑펑 울었던 충분한 이유가 되었고,
  • 2년동안 캄보디아 엄마 아빠가 잘 챙겨주어서 고마웠고, 상욱이한테 이제 제2의 고향이 생긴셈이고,
  • 그러나 음식이 많질 않아서, 그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생존"을 위해 밥을 먹었지, "아~ 배부르게 잘 억었다"할 만큼의 기억이 단 한번도 없다고 할때는 부모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했고,
  • 배꼽 염증으로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후송되어서 수술을 받은후 혼자 병원에 있다가 내 전화를 받고 난후 또 울음을 삼켰다는 고백,
  • 그리고 집을 떠나 지내는 동안 지난10년간 같이 했던 강아지 리오가 우리 곁을 떠났을때 옆에 같이 있어주질 못해서 소리내어 펑펑 울었던 이야기를 할때는 우리 모두 감정이 북받쳐 올라 괜시리 먼산을 쳐다보았고,
  • 이민2세대로 살아오면서 엄마 아빠가 자기들한테 희생하고 돌봐준것을 생각하니까, 본인이 직접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2년간 살아보니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용기있는 일인지 엄마 아빠를 더더욱 존경하게 되었고 (특히 엄마), 자기는 나중에 결혼해서 부모가 되어도 절대로 그렇게까지 못할것 같다고 고백하면서 우리에게 고맙다고 할때는 그저 감사할뿐 아무 말도 못하고 콧끝만 찡~~~
  • 그리고 상욱이가 캄보디아로 떠날때 내가 하루에 세번씩, 일년이면 천번 기도해준다는 약속을 기억하면서 내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주신 주님께 감사!
  • 시편 말씀이 생각난다 -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 기도의 자리에서 항상 읽었던 신영복 선생의 말도 생각난다 - 기다림은 많은것을 견디게하고 먼것을 보게하고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합니다
  • 요새 매일 아침 집을 나설때, 잠들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나온다. 내가 이렇게 좋은데 집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 내 인생속에 허락하신 귀한 두 아들과 아내, 그리고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는 하나님
  • 믿음의 공동체를 주셔서 함께 믿음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 그동안 함께 울고 웃으면서 기도해준 믿음의 형제/자매들, 모두 모두에게 감사 감사 또 감사!
  • 우리 모두는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자 (빌립보서3:14)
이제야 우리 가족 4명이 가까운 곳에서 먹고 마시면서 말 그대로 식구, 완전체를 이루었다.

사랑은 내리사랑인가보다. 지금도 멀리 떨어져 살 수 밖에 없는 당신들의 자식을 그리워하고 계실 한국의 부모님, 장모님이 이제야 생각나니...나이 오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나는 철이 안들었나보다

His Peace Corps Journey in the Kingdom of Cambodia (July 2017 - April 2019) is over and now he stands on the NEW chapter of his life!